- 정읍 현지인 맛집 본가
- 모듬전골은 고기와 야채가 푸짐
- 국물 맛이 진하고 느끼하지 않음
- 밑반찬도 직접 만든 느낌
모듬전골, 오랜만에 먹어도 실패 없는 선택
평소에는 점심 먹으러 들러서 설렁탕이나 도가니탕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듬전골을 먹고 왔다. 친구들과 만나면 메뉴 정하는 것부터가 일이다. 고기를 먹을지, 회를 먹을지, 국물 있는 걸 먹을지 누구는 뭐를 못먹고 누구는 이렇고.. 참 뭐하나 먹는것도 선택하기 어렵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결국 돌고 돌아 가까운 근처 본가로 향했다.
본가는 정읍에서 꽤 오래된 식당이라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찬바람불때 고기국물이 생각나는 날이나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이 필요할 때 종종 방문하는 곳이다. 이날은 세 명이 함께라서 각자 설렁탕이나 도가니탕을 먹기보다는 오랜만에 모듬전골을 주문하기로 했다. 여러 명이 왔으면 뜨끈한 전골 하나 가운데 두고 소주 한잔하는 것도 좋으니까.
잠시 기다리니 큰 냄비에 모듬전골이 담겨 나왔다. 고기와 버섯, 야채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고 국물도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아직 끓기 전이라 얌전해 보이는데, 불을 올리고 조금 지나면 국물이 보글보글 끓으면서 다양한 식재료의 냄새가 올라온다. 이럴 때는 자연스럽게 술 생각이 난다. 국물은 고기 맛이 진하게 나면서도 너무 느끼하거나 무겁지는 않았다. 도가니탕이나 설렁탕을 잘하는 집이라 그런지 기본 국물 맛이 확실히 좋다. 강력추천!
전날 술을 마셨다면 해장하기에도 좋을 것 같고, 반대로 이날처럼 술안주로 먹기에도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고기도 생각보다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부드러운 고기부터 쫀득한 부위까지 이것저것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고, 국물이 끓을수록 고기와 야채 맛이 더 우러나서 뒤로 갈수록 국물이 더 진해졌다.
밑반찬도 직접 만든 느낌, 전골과 잘 어울려
본가는 밑반찬도 괜찮은 편이다. 요즘 식당에 가면 어디서나 비슷하게 나오는 반찬이 많은데, 여기는 김치나 나물류를 먹어보면 직접 만든 느낌이 나서 생(?) 맛이 좋다. 화려하게 가짓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전골과 잘 어울리는 반찬들이라 하나씩 계속 손이 갔다. 특히 뜨거운 고기국물을 먹다가 김치 한 점 집어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다시 국물에 손이 간다.
전골이 본격적으로 끓기 시작하니 다들 말수가 조금 줄었다. 고기 건져 먹고, 국물 떠먹고, 술 한잔 마시다 보니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렸다. 술병도 많이 쌓였었는데.. 그걸 못찍었다니.. 먹다가 뒤늦게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처음의 푸짐했던 국물의 모습은 이미 많이 사라진 뒤였다. 그럼에도 육수좀 더 달라고 하면 또 더 주신다. 예전엔 3번 4번도 리필해주셨었는데, 지금은 1번만 추가되고 그다음부터는 추가금을 내야 하는것 같다.
역시 맛없는 집 찾기란 쉽지 않다.
혼밥부터 모임까지, 본가 활용법
본가는 혼자 방문해서 설렁탕이나 도가니탕을 먹기에도 좋지만, 세 명 이상 모였을 때는 모듬전골도 괜찮은 선택이다. 각자 국밥 한 그릇씩 먹으면 식사로 금방 끝나는데, 전골을 가운데 두고 먹으니 천천히 술도 한잔하고 이야기도 나누기 좋았다. 식사와 술안주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는데 너무 시끄러운 술집은 싫고, 뜨끈한 국물에 술 한잔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 괜찮을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에 맛집 후기가 워낙 많아서 어디를 가야 할지 오히려 더 고민될 때가 있다. 막상 방문해보면 기대했던 것과 다른 곳도 있고, 사진은 화려한데 음식은 평범한 곳도 많다. 본가는 엄청 새롭거나 화려한 음식이 나오는 곳은 아니다. 대신 설렁탕과 도가니탕, 전골처럼 기본적인 고기국물을 꾸준하게 잘하는 집이라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방문해도 크게 실망하지 않고, 고기국물 생각날 때 자연스럽게 다시 찾게 되는 곳. 정읍에서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하거나, 전날 마신 술을 고기국물로 해장하고 싶은 날, 또는 뜨끈한 전골에 술 한잔하고 싶은 날이면 본가를 추천한다.
방문 전 참고할 점
식사 시간에는 손님이 몰릴 수 있으니 조용하게 먹고 싶다면 점심이나 저녁 피크 시간은 조금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사장님이 조금 손님이 없다 싶으면 영업시간 전에도 문을 닫는 수도 있다. (이 날도 우리가 안갔으면 문닫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들어가니 또 반겨주셨다.) 그러므로 영업시간은 시골 특성상 사람이 없거나 해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